반응형

 

영국 자유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고민하게 되는 것은

“2주 동안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입니다.

 

런던만 여행하기에는 아쉽고,

스코틀랜드도 가보고 싶고,

영국 시골마을과 콘월의 바다도 놓치고 싶지 않다면?

 

저라면 14일 동안 이렇게 움직여볼 것 같습니다.

런던 → 요크 → 에든버러 →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 

웨일스 → 코츠월드 → 콘월 → 런던

 

이번 영국 2주 여행 코스는 단순히 유명 관광지를 많이 넣은 일정이 아닙니다.

 

도시 → 중세 도시 → 스코틀랜드 → 자연 → 웨일스 → 영국 시골 → 해안

이라는 흐름으로 영국의 서로 다른 풍경을 경험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다만 먼저 말씀드리면, 이 일정은 느긋하게 한 곳에 오래 머무는 

휴양형 여행보다는 2주 동안 영국의 다양한 지역을 최대한 경험하는 여행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단순한 관광지 목록이 아니라

 

영국 14일 자유여행 일정

지역별 이동 방법

하루 시간대별 동선

런던·요크·에든버러 숙소 위치

코츠월드·콘월 렌터카

2인 기준 예상 여행경비

기차표를 저렴하게 준비하는 방법

비 오는 날 일정 대체법

실제 여행에서 일정을 줄여야 할 때 어디를 조정할지

까지 한 번에 정리해보겠습니다.


영국 14일 자유여행 전체 일정 한눈에 보기

Day
여행 지역
숙박
주요 일정
1일차
런던
런던
공항 → 호텔 → 웨스트민스터
2일차
런던
런던
버킹엄궁 → 웨스트민스터 → 코벤트가든 → 소호
3일차
런던
런던
대영박물관 → 캠든 또는 쇼디치
4일차
요크
요크
런던 → 요크
5일차
에든버러
에든버러
요크 → 에든버러
6일차
에든버러
에든버러
에든버러 시내
7일차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하이랜드 당일투어
8일차
웨일스
카디프
에든버러 → 카디프
9일차
웨일스
카디프
카디프 관광
10일차
코츠월드
코츠월드
카디프 → 코츠월드
11일차
코츠월드
코츠월드
비버리 → 캐슬 쿰
12일차
콘월
St Ives
코츠월드 → 콘월
13일차
콘월
St Ives
Land's End → Porthcurno → Minack Theatre
14일차
런던
-
콘월 → 런던

📌 먼저 저장해두는 14일 루트

런던 3박 → 요크 1박 → 에든버러 3박 → 웨일스 2박 → 

코츠월드 2박 → 콘월 2박 → 런던

 

이 순서를 기준으로 하루씩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DAY 1|🇬🇧 런던 도착

공항 → 호텔 → 웨스트민스터

영국 여행 첫날에는 욕심을 조금 내려놓는 것을 추천합니다.

장거리 비행을 마치고 입국한 뒤에는 공항에서 런던 시내까지 이동해야 하고, 

호텔에 짐을 맡기고 나면 생각보다 시간이 빠르게 지나갑니다.

 

첫날부터 관광지를 여러 곳 넣으면 다음 날부터 체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 추천 일정

 

10:00~14:00

런던 도착 및 입국

 

14:00~16:00

공항 → 런던 시내 이동

 

16:00~17:00

호텔 체크인 및 휴식

 

17:00~19:30

Westminster → Big Ben → Westminster Bridge

 

19:30 이후

South Bank에서 저녁

 

첫날 저녁은 굳이 유명 맛집을 찾아 먼 곳까지 이동하기보다는

호텔이나 웨스트민스터 주변에서 간단하게 해결하는 편이 좋습니다.

 

✨ 첫날의 목표

“런던에 도착했다”는 기분을 느끼는 것.

해 질 무렵 템스강을 따라 걷다가 처음 만나는 빅벤은 생각보다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DAY 2|👑 런던 핵심 관광

버킹엄궁 → 세인트 제임스 파크 → 웨스트민스터 → 코벤트가든 → 소호

둘째 날부터 본격적인 런던 관광을 시작합니다.

첫날보다 걷는 거리가 많기 때문에 편한 신발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 추천 동선

 

08:00

아침 식사

 

09:00

Buckingham Palace

 

10:00

St James's Park 산책

 

11:00

Westminster Abbey

 

12:30

점심

 

14:00

Big Ben → Houses of Parliament

 

15:00

Trafalgar Square

 

15:30

National Gallery

 

미술관에 큰 관심이 없다면 이 시간대를 

Covent Garden으로 바꿔도 좋습니다.

 

17:30

Covent Garden

 

19:00

저녁

 

20:00

Soho → Chinatown → Piccadilly Circus

 

21:30

호텔 복귀

 

💷 DAY 2 예상비용|2인

런던 교통: 약 £15~30

식사: 약 £50~90

유료 관광: 선택에 따라 약 £0~80+

숙박 제외 약 £65~200

관광지 입장 여부에 따라 차이가 상당히 커질 수 있습니다.


 

DAY 3|☕ 런던의 다른 얼굴

British Museum → Camden 또는 Shoreditch

런던에서 3일을 머문다면 하루 정도는 유명 관광지를 벗어나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영국 자유여행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꼭 유명 관광지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 추천 일정

 

08:30

아침

 

09:30~12:30

British Museum

 

12:30

점심

 

14:00

아래 두 곳 중 취향에 따라 선택합니다.

 

A. Camden Town

시장과 독특한 거리 풍경, 개성 있는 상점을 좋아한다면 잘 맞습니다.

 

B. Shoreditch

카페, 빈티지숍, 그래피티와 런던의 젊은 분위기를 보고 싶다면 선택할 만합니다.

 

17:30

카페

 

19:00

영국식 펍에서 저녁

 

21:00

호텔

 


 

🏨 런던 자유여행 숙소 위치 추천

런던 숙소는 단순히 “좋은 호텔”보다 다음 이동을 고려해 위치를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King's Cross

이번 여행에서는 특히 실용적인 지역입니다.

이유는 바로 요크행 열차를 타기 편하기 때문입니다.

 

📍 Paddington

히드로 공항 접근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고려할 만합니다.

 

📍 South Bank

템스강 야경과 강변 산책을 좋아한다면 잘 맞습니다.

 

📍 Shoreditch

카페와 음식점, 젊은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선택할 수 있습니다.

 

TIP|14일 동안 여러 지역을 이동한다면

숙소의 객실 컨디션만 볼 것이 아니라

“내일 어느 역에서 기차를 타는가?”

를 먼저 확인해보세요.

 

이 작은 차이가 여행 마지막 날까지 꽤 크게 느껴집니다.


DAY 4|🚆 런던 → 요크

King's Cross → York

 

이제 본격적인 영국 기차 여행이 시작됩니다.

런던에서 요크로 이동한 뒤에는 런던과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현재 LNER의 2026년 시간표에서는 런던–요크 구간의

서비스가 자주 운행되며, LNER가 제시하는 

런던–요크 Advance 운임은 최저 £28.80부터지만 실제 가격은 

여행 날짜와 열차, 예약 시점에 따라 달라집니다.

 

⏰ 추천 일정

 

07:30

기상

 

08:00

아침

 

08:30

호텔 → King's Cross

 

09:00 전후

요크행 열차

 

11:00 전후

York 도착

 

11:15

호텔에 짐 맡기기

 

11:30

York Minster

 

13:00

점심

 

14:00

Shambles

 

15:30

York City Walls

 

17:00

호텔 휴식

 

18:30

저녁

 

20:00

밤의 Shambles 및 York Minster 주변 산책

 

💷 DAY 4 예상비용|2인 가쥰

항목
예상비용
런던 → 요크 기차
£60~120+
런던 교통
£10~20
식사
£50~80
관광
£0~50
합계
약 £120~270+

🚆 영국 기차표는 미리 확인하기

장거리 구간은 가능하면 여행 계획을 확정한 뒤 일찍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Advance 티켓은 특정 날짜와 열차에만 사용할 수 있고 

수량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여행 날짜가 확정됐다면 

일반 운임과 함께 비교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DAY 5|🏰 요크 → 에든버러

중세 도시에서 스코틀랜드로

요크에서 에든버러로 이동하면 여행 분위기가 다시 한번 바뀝니다.

 

⏰ 추천 일정

 

08:00

아침

 

09:00

호텔 체크아웃

 

09:30~10:00

에든버러행 열차

 

12:00~13:00

Edinburgh Waverley 도착

 

13:00

호텔에 짐 맡기기

 

13:30

점심

 

14:30

Royal Mile

 

15:30

St Giles' Cathedral

 

16:30

Victoria Street

 

17:30

Grassmarket

 

19:00

저녁

 

20:30

Old Town 야간 산책

 

에든버러는 밤에 분위기가 특히 달라집니다.

가능하다면 저녁 식사 후에도 Old Town을 조금 걸어보세요.


📌 런던에서 스코틀랜드, 기차를 추천한 이유

런던에서 스코틀랜드까지는 비행기로 이동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항공권을 비교해보면 시기에 따라 기차보다 저렴한 경우도 있어요.

 

그럼에도 이번 여행에서는 기차를 선택했습니다.

이유는 이동 자체가 여행이 되기 때문입니다. 

 

런던을 벗어나 스코틀랜드로 향하는 동안 창밖으로 펼쳐지는

압도적인 풍경을 천천히 감상할 수 있어, 

단순히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것과는 또 다른 여행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조금 더 저렴한 교통편보다, 이동하는 시간까지 

여행으로 즐기고 싶다면 기차를 추천합니다.


 

DAY 6|🏰 에든버러 제대로 보기

Edinburgh Castle → Old Town → Calton Hill

에든버러에서는 관광지를 빠르게 찍고 이동하기보다 

오래된 건물과 골목 자체를 즐기는 것이 좋습니다.

 

⏰ 추천 일정

 

08:00

아침

 

09:00

Edinburgh Castle

 

11:30

Royal Mile

 

12:30

점심

 

14:00

Victoria Street

 

15:00

Greyfriars Kirkyard

 

16:00

카페

 

17:00

New Town 방향 산책

 

18:30

Calton Hill

 

19:30

저녁

 

21:00

호텔

 

📌 에든버러 여행 TIP

이곳에서는 “오늘 10곳을 봤다”보다

“골목을 걷다가 마음에 드는 카페에 들어갔다”

같은 시간이 더 기억에 남을 수도 있습니다.


DAY 7|🏔️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도시에서 자연으로

에든버러까지 왔다면 스코틀랜드 하이랜드를 하루 정도 경험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렌터카 운전에 익숙하지 않다면 이날은 당일투어를 이용하는 방법이 편합니다.

 

⏰ 추천 일정

 

06:30~07:30

투어 출발

 

오전

Highlands 이동

10:00 이후

Glencoe 등 주요 경관

 

점심

현지 식사

 

오후

Loch Ness 등 투어 일정에 포함된 지역

19:00~21:00

에든버러 복귀

저녁

간단한 식사

 

⚠️ 이날은 욕심내지 않기

하이랜드 당일투어는 이동시간이 상당합니다.

저녁에 에든버러로 돌아온 뒤 다시 야간 관광을 넣기보다는 

숙소에서 쉬는 날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습니다.


DAY 8| 에든버러 → 카디프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긴 이동 중 하나

이날은 관광일이 아니라 이동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에든버러에서 카디프로 이동하는 데에는 날짜와 연결편에 따라

시간이 상당히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오전 일찍 출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 추천 일정

 

06:30

기상

 

07:00

아침

 

07:30

호텔 체크아웃

 

08:00 전후

Edinburgh Waverley 출발

 

오후

Cardiff Central 도착

 

도착 후

호텔 체크인

 

17:00

Cardiff Castle 주변 산책

 

18:30

Cardiff Bay

 

20:00

저녁

 

21:30

호텔

 

🚨 이 날의 핵심

카디프 관광을 많이 넣지 마세요.

장거리 이동을 한 날에는 일정표에 적힌 관광지 개수보다 체력이 중요합니다.


DAY 9|카디프

 

08:00

아침

 

09:00

Cardiff Castle

 

11:00

시내 산책

 

12:30

점심

 

14:00

Cardiff Bay

 

15:30

카페

 

16:30

자유시간

 

18:00

웨일스 펍 또는 레스토랑

 

20:00

호텔


웨일스를 더 보고 싶다면?

이번 일정에서 웨일스는 상대적으로 짧게 잡았습니다.

산과 해안을 더 깊게 보고 싶다면 카디프 일정을 줄이고

Eryri(Snowdonia) 또는 Pembrokeshire Coast

쪽에 1~2박을 추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그렇게 하면 14일이라는 한정된 시간 때문에 

코츠월드나 콘월 중 하나를 줄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즉, 영국 2주 여행에서는 모든 지역을 충분히 보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무엇을 경험하고 싶은지 먼저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DAY 10| 카디프 → 코츠월드

Cardiff Central → Moreton-in-Marsh

이제 영국 시골 풍경으로 넘어갑니다.

카디프에서 코츠월드로 이동한 뒤 Moreton-in-Marsh를 

거점으로 잡는 방식이 편리합니다.

 

현재 열차 정보 기준으로 Cardiff Central → 

Moreton-in-Marsh는 빠른 연결이 

약 2시간 5분부터 가능하고 평균은 더 길며, 보통 환승이 필요합니다.

 

⏰ 추천 일정

 

07:30

기상

 

08:00

아침

 

08:30

체크아웃

 

09:00 전후

Cardiff Central 출발

 

12:00~13:00

Moreton-in-Marsh 도착

 

13:00

렌터카 픽업

 

14:00

점심

 

15:00

Bourton-on-the-Water

 

17:00

Stow-on-the-Wold

 

19:00

숙소

 

20:00

저녁


 

🚗 코츠월드 자유여행|렌터카가 편한 이유

코츠월드에서는 자동차가 있으면 여러 작은 마을을 연결하기가 편해집니다.

하지만 차를 빌렸다고 해서 하루에 많은 마을을 넣을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하루 2~3개 마을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추천

Day 10

Bourton-on-the-Water

Stow-on-the-Wold

Day 11

Bibury

Castle Combe

이렇게 나누면 각 마을을 조금 더 천천히 볼 수 있습니다.


DAY 11|🌿 코츠월드

Bibury → Castle Combe

 

코츠월드는 “무엇을 많이 봤느냐”보다

얼마나 천천히 걸었느냐가 중요한 지역입니다.

 

⏰ 추천 일정

 

07:30

아침

 

08:30

Bibury 이동

 

09:00~11:00

Bibury

 

11:30

카페

 

12:30

점심

 

14:00

Castle Combe

 

16:00

마을 산책

 

17:30

숙소 복귀

 

19:00

펍에서 저녁

 

21:00

휴식

🌿 코츠월드에서 해볼 것

✔ 아침 산책

✔ 오래된 석조 건물 구경

✔ 작은 카페

✔ 영국식 펍

✔ 마을 사이 드라이브

✔ 해 질 무렵 산책

코츠월드는 관광지를 하나씩 체크하는 곳이라기보다

속도를 늦추는 것 자체가 여행의 목적에 가까운 곳

이라고 생각하면 일정 짜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DAY 12|🌊 코츠월드 → 콘월

가장 긴 이동일 중 하나

이번 여행에서 가장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는 날입니다.

Moreton-in-Marsh에서 콘월의 St Ives까지는 

환승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동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야 합니다.

 

코츠월드에서 렌터카를 계속 이용할지, 

Moreton-in-Marsh에서 반납하고 기차로 

이동할지는 전체 일정에 맞춰 결정합니다.

 

🚗 추천 이동 방식

 

코츠월드 렌터카 반납

Moreton-in-Marsh

기차

St Erth

St Ives

 

⏰ 추천 일정

 

07:00

기상

 

07:30

아침

 

08:00

체크아웃

 

08:30 전후

이동 시작

오후

St Ives 도착

 

16:00

호텔 체크인

 

17:00

St Ives Harbour

 

18:00

Porthmeor Beach

 

19:30

저녁

 

21:00

숙소

 

📌 이날은 관광을 많이 넣지 않기

 

콘월에 도착한 것만으로도 충분한 날입니다.

 

첫날부터 Land's End까지 욕심내지 말고 

St Ives의 바다와 골목을 천천히 즐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DAY 13| 콘월 핵심 여행

St Ives → Land's End → Porthcurno → Minack Theatre

콘월에서 가장 기대해도 좋은 하루입니다.

이날은 영국 시골 풍경과 완전히 다른 대서양 해안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추천 일정

 

07:30

아침

 

08:30

St Ives 산책

 

10:00

렌터카 또는 투어로 출발

 

11:00

Land's End

 

12:30

점심

 

14:00

Porthcurno

 

15:00

Minack Theatre

 

17:00

콘월 해안 풍경 감상

 

18:30

St Ives 복귀

 

19:30

마지막 저녁

 

21:00

해안 산책


콘월에서는 일부러 빈 시간을 남겨두세요 

콘월에서는 유명 관광지를 모두 체크하는 것보다

바다 앞에 앉아 있는 시간

을 일부러 남겨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이곳은 이번 영국 여행의 마지막 지역입니다.

런던부터 요크, 에든버러, 웨일스, 코츠월드를 지나왔다면 

마지막에는 일정표에 없는 시간이 오히려 필요합니다.

 

카페에 앉아 있어도 좋고,

해변을 바라봐도 좋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DAY 14| 콘월 → 런던

St Ives → London Paddington

마지막 날은 아침부터 이동합니다.

 

St Ives에서 런던으로 돌아가는 철도 여정은 St Erth에서

환승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며 이동시간도 길기 때문에 

국제선 출국일과 같은 날로 붙이지 않는 것을 권합니다.

 

⏰ 추천 일정

 

07:00

기상

 

07:30

아침

 

08:00

체크아웃

 

08:30

St Ives 출발

 

오전~오후

St Erth → London Paddington

 

오후

런던 도착

 

이후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① 다음 날 출국

가장 편한 방법입니다.

 

② 런던 1박 추가

비행시간이 늦거나 마지막 날 런던에서 

쇼핑·식사를 하고 싶다면 고려할 수 있습니다.


 

✈️ 국제선이 있다면 꼭 기억할 것

영국 여행 마지막 날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하나입니다.

 

콘월에서 바로 비행기를 타려고 하지 않는 것.

 

콘월 → 런던 이동 자체가 길기 때문에 열차 지연이나 

운행 변경 가능성까지 생각하면 시간 여유를 충분히 두는 편이 좋습니다.

 

가능하다면 마지막 밤은 런던에서 보내세요.

14일 여행에서 하루 숙박비를 아끼는 것보다 

마지막 날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영국 14일 자유여행 비용|2인 기준

이제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영국 여행경비는 숙소 등급, 식사, 렌터카, 

유료 관광지 선택에 따라 차이가 상당히 큽니다.

 

아래 금액은 2인 14일 여행의 대략적인 범위로 생각해주세요.

항공권은 제외합니다.


① 숙박비

13박 기준으로 계산하면

가성비 여행

£130~180 × 13박

→ 약 £1,690~2,340

중급 여행

£180~260 × 13박

→ 약 £2,340~3,380

런던, 에든버러, 코츠월드, 콘월은 여행 날짜와 

성수기 여부에 따라 가격 차이가 상당히 커질 수 있습니다.


② 장거리 교통비

주요 이동 구간은

London → York

York → Edinburgh

Edinburgh → Cardiff

Cardiff → Cotswolds

Cotswolds → Cornwall

Cornwall → London 입니다.

2인 예상

약 £350~650+

Advance 티켓을 일찍 예약하면 낮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늦게 예약하거나 인기 시간대의 열차를 이용하면 가격이 크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도시 교통

런던 + 에든버러 + 카디프 등

2인 약 £100~160

정도로 예산을 잡고 실제 사용량에 따라 조정하면 됩니다.


④ 식비

2인 기준 하루

가성비

£50~70

보통

£80~120

여유롭게

£130+

14일 기준으로 보면

약 £700~1,680

정도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⑤ 관광지 입장료

어떤 관광지를 유료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Westminster Abbey

Edinburgh Castle

Minack Theatre

하이랜드 투어

각종 유료 전시

등을 많이 넣으면 여행경비가 올라갑니다.

2인 예상

약 £200~450


🚗 렌터카 비용은 따로 생각하기

코츠월드와 콘월에서 2~4일 정도 렌터카를 

이용한다면 차량 대여료만 생각하면 안 됩니다.

 

함께 고려해야 할 항목은

차량 대여료

보험

연료

주차

추가 운전자 비용

차량 종류입니다.

특히 영국 시골마을에서는 주차비와 이동거리를 함께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국 14일 자유여행 총예산|2인

💚 가성비 여행

약 £3,000~3,800 / 2인

 

💙 일반적인 중급 여행

약 £4,000~5,200 / 2인

 

🤎 여유로운 여행

약 £5,500~7,000+ / 2인

 

※ 항공권 제외

※ 숙박과 철도요금은 여행 날짜, 성수기, 

예약 시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영국 기차여행 TIP|Railcard 확인하기

두 사람이 함께 영국을 여행한다면 Railcard도 한번 계산해볼 만합니다.

 

2026년 현재 주요 Railcard 중 일부는 1년 £35이며, 

조건을 충족하는 철도여행에 할인 혜택을 제공합니다.

 

Two Together Railcard 역시 두 사람이 함께 여행하는 경우 활용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용할 장거리 기차의 할인액이 Railcard 가격보다 큰가?”

를 계산해보는 것입니다.

또한 Railcard마다 이용시간 제한이나 최소운임 등

조건이 다를 수 있으므로 자신의 여행 시간대와 맞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 영국 2주 여행 준비물

영국 여행에서는 옷의 개수보다 신발과 

방수 기능이 더 중요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꼭 챙길 것

✔ 방수 재킷

✔ 편한 운동화 또는 트레킹화

✔ 작은 우산

✔ 보조배터리

✔ 해외결제 카드

✔ 여행용 어댑터

✔ 작은 크로스백

✔ 기차 안에서 사용할 이어폰

✔ 작은 물병

특히 스코틀랜드 하이랜드와 콘월에서는 

날씨가 좋아 보여도 바람이 강하게 불 수 있기 때문에 

겉옷을 준비하는 편이 좋습니다.

 

 

🌧️ 영국 여행에서 비가 온다면?

영국 여행에서 비는 일정 변경의 이유라기보다 

일정의 속도를 조절하는 신호라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원래 일정
비가 많이 올 때
런던 야외 관광
British Museum
Westminster 산책
Westminster Abbey
요크 성벽
York Minster + 티룸
에든버러 전망
박물관 + Old Town
하이랜드 야외 일정
투어 운행 여부 확인
코츠월드 산책
카페 + 펍 + 짧은 마을 산책
콘월 해안 트레킹
St Ives 실내 관광

비가 온다고 여행을 망쳤다고 생각하기보다

걷는 시간을 줄이고 카페와 실내 관광을 늘리는 방식

으로 바꾸면 됩니다.


📌 영국 자유여행 예약 순서

여행 날짜가 정해졌다면 아래 순서로 준비하면 편합니다.

1. 항공권

2. 런던 숙소

3. 장거리 기차

4. 요크 숙소

5. 에든버러 숙소

6. 하이랜드 투어

7. 카디프 숙소

8. 코츠월드 숙소 + 렌터카

9. 콘월 숙소 + 렌터카/투어

10. 유료 관광지

 

⭐ 가장 중요한 것은

항공권 → 숙소 → 장거리 이동

순으로 큰 틀을 먼저 확정하는 것입니다.

 


영국 14일 여행에서 꼭 기억할 5가지

① 장거리 기차는 미리 확인하기

특히 여러 도시를 연결하는 일정이라면 기차비가 여행경비에서 꽤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② 이동일에는 관광을 줄이기

특히

에든버러 → 카디프

코츠월드 → 콘월

은 이동 자체를 하루 일정으로 생각하는 것이 편합니다.


③ 코츠월드와 콘월은 자동차를 고려하기

작은 마을과 자연 명소를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자동차가 있으면 일정 조정이 훨씬 자유로워집니다.

다만 운전이 부담스럽다면 투어나 대중교통을 조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④ 마지막 날은 여유 있게

콘월 → 런던 이동 후 바로 국제선을 타는 일정은 가급적 피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⑤ 14일이라고 14일 모두 꽉 채우지 않기

이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광지 개수가 아닙니다.

이동하는 과정과 지역의 분위기를 경험하는 것.

그게 바로 자유여행의 매력입니다.


⭐ 처음 가는 사람을 위한 최종 추천 일정

처음 영국에 가고 2주 동안 여러 지역을 경험하고 싶다면 

전체적인 리듬은 이렇게 잡아볼 수 있습니다.

 

🇬🇧 런던 3박

🏰 요크 1박

🏴 에든버러 3박

🏴 웨일스 2박

🌿 코츠월드 2박

🌊 콘월 2박

✈️ 런던 또는 공항

이렇게 이동하면

도시 → 중세 → 스코틀랜드 → 산과 성 → 영국 시골 → 해안

이라는 흐름이 만들어집니다.

 


📝 영국 14일 자유여행 한눈에 저장하기

DAY 1

런던 도착 → Westminster → Big Ben

 

DAY 2

Buckingham Palace → St James's Park → Westminster →

Covent Garden → Soho

 

DAY 3

British Museum → Camden 또는 Shoreditch

 

DAY 4

London → York → York Minster → Shambles

 

DAY 5

York → Edinburgh → Royal Mile → Victoria Street

 

DAY 6

Edinburgh Castle → Old Town → Calton Hill

 

DAY 7

Scottish Highlands 당일투어

 

DAY 8

Edinburgh → Cardiff

 

DAY 9

Cardiff Castle → Cardiff Bay

 

DAY 10

Cardiff → Moreton-in-Marsh → Bourton-on-the-

Water → Stow-on-the-Wold

 

DAY 11

Bibury → Castle Combe

 

DAY 12

Moreton-in-Marsh → St Erth → St Ives

 

DAY 13

St Ives → Land's End → Porthcurno → Minack Theatre

 

DAY 14

St Ives → London


그래서 이 영국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하루는?

아마 Day 13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침에 St Ives의 작은 골목을 걷고,

차를 타고 콘월의 해안도로를 달리고,

Land's End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Porthcurno의 절벽을 지나,

Minack Theatre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하루 종일 관광지를 돌아다닌 뒤 다시 St Ives로 돌아옵니다.

 

저녁이 되어 호텔 밖으로 나와 바다를 바라보면,

처음 런던에서 봤던 영국과 지금 눈앞에 있는 

영국이 전혀 다른 곳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차이가 이 여행의 매력입니다.

런던의 빨간 버스도 영국이고,

요크의 중세 골목도 영국이고,

에든버러의 오래된 성도 영국이고,

웨일스의 바람 부는 해안도 영국이고,

코츠월드의 작은 돌집도 영국이고,

콘월의 푸른 바다도 영국입니다.

2주 동안 이 서로 다른 풍경을 하나씩 연결해보는 것.

그것이 이 영국 자유여행의 가장 큰 목적입니다.


📌 영국 2주 자유여행을 준비한다면

이 일정은 “영국을 한 지역씩 깊게 파고드는 여행”보다는

“영국이라는 나라의 서로 다른 모습을 14일 동안 경험하는 여행”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여행을 준비할 때는 관광지를 더 추가하기보다

① 이동시간

② 숙소 위치

③ 기차 예약

④ 렌터카 사용 구간

⑤ 마지막 날의 여유

이 다섯 가지부터 잡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일정표를 짤 때 하루에 관광지 5~6개를 넣는 것보다,

하루에 기억하고 싶은 장면 하나를 남기는 여행을 만들어보세요.

영국은 그렇게 여행했을 때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곳이니까요. 🇬🇧

 

반응형
반응형

낙안의 돌담길을 뒤로하고 이번에는 다시 북쪽으로 올라갑니다.

전라남도 순천에서 충청남도 당진까지.

지역은 달라졌지만 이번에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그곳에서 오래도록 이어져 온 술 한 잔입니다.

당진에서도 조금 더 들어가 면천에 도착합니다.

옛 읍성이 남아 있고, 마을 곳곳에 오래된 이야기가 숨어 있는 곳. 봄이면 산과 들에 진달래가 피어나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만날 술은 이름부터 조금 낯섭니다.

면천두견주(沔川杜鵑酒).

두견주라니.

무슨 새 이름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아주 예쁜 뜻을 품고 있습니다.

진달래꽃을 두견화라고도 부르기 때문입니다.

진달래꽃을 넣어 빚는 술을 두견주라고 부릅니다.

이번에는 더덕 한 뿌리가 아니라,

봄꽃 한 줌이 술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 술에 꽃을 넣는다고요?

술을 따라 여행하다 보면 가끔 우리 조상들은 참 다양한 재료를 술에 넣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쌀로 술을 빚는 것은 익숙하지만, 이번에는 꽃입니다.

그것도 봄이면 산과 들에서 흔히 만나는 분홍빛 진달래꽃.

면천두견주의 재료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찹쌀, 누룩, 물, 그리고 진달래꽃.

하지만 재료가 단순하다고 술을 만드는 과정까지 간단한 것은 아닙니다.

먼저 찹쌀로 고두밥을 만들고 누룩과 물을 섞어 밑술을 만듭니다.

발효가 진행된 밑술에 다시 찹쌀과 누룩, 물을 넣고 덧술을 합니다. 여기에 진달래꽃잎이 들어갑니다.

면천두견주는 이렇게 두 번에 걸쳐 빚는 이양주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쌀을 준비하고, 누룩을 만들고, 밑술을 빚고, 다시 덧술을 하고, 꽃을 넣고.

그리고 기다립니다.

술 한 잔을 마시기까지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진달래가 피는 계절을 기다립니다

면천두견주에서 진달래꽃은 아무 때나 구할 수 있는 재료가 아닙니다.

진달래가 피는 4월, 꽃이 피어 있는 동안 꽃잎을 채취해 일 년 동안 사용할 양을 준비한다고 합니다.

요즘에는 계절과 상관없이 웬만한 식재료를 구할 수 있지만, 옛날 술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꽃이 피어야 술을 빚을 수 있고, 곡식이 익어야 술을 빚을 수 있고, 좋은 물이 있어야 술을 빚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전통주는 계절을 따라가는 술이기도 합니다.

봄이 오면 꽃을 준비하고, 쌀과 술독을 준비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 봄을 한 잔의 술로 만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술에는 특별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면천두견주를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복지겸과 그의 딸 이야기입니다.

복지겸은 고려를 세우는 데 공을 세운 개국공신으로 전해집니다.

그런데 어느 날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을 앓게 됩니다. 좋다는 약을 써도 좀처럼 낫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어린 딸은 아버지의 병이 낫기를 바라며 아미산에 올라가 100일 동안 정성을 다해 기도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밤, 꿈에 신선이 나타났습니다.

아미산에 피어 있는 진달래꽃으로 술을 빚되 면천의 ‘안샘’ 물을 사용하고, 술이 익은 뒤에는 뜰에 두 그루의 은행나무를 심어 정성을 들이라​는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딸은 꿈에서 들은 대로 했고, 그렇게 만든 술을 아버지에게 드렸더니 병이 나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물론 오늘날 의학적으로 증명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면천두견주에 전해 내려오는 설화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이야기가 좋습니다.

이 술의 시작을 ‘누군가 술을 발명했다’는 이야기보다 아버지를 걱정하는 딸의 마음에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술을 빚는 데에는 쌀과 누룩과 물이 필요했겠지만, 그 시작에는 간절한 마음이 있었다는 이야기니까요.


술에는 마음도 들어가는 걸까요?

술 이야기를 따라다니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술에는 정말 재료만 들어가는 걸까.

쌀이 들어가고, 누룩이 들어가고, 물이 들어가고, 꽃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옛날 사람들은 그 술을 빚으면서 무엇을 생각했을까요.

누군가는 가족을 생각했을 것이고, 누군가는 손님을 생각했을 것이고, 누군가는 좋은 날을 기다렸을 겁니다.

면천두견주 이야기도 그렇습니다.

전해지는 설화 속에서 딸은 아버지를 위해 술을 빚었습니다.

그래서 이 술을 마실 때면 진달래 향만 생각하기보다, 누군가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빚었다는 이야기도 함께 떠올리게 됩니다.

술 한 잔에 이야기가 더해지는 순간입니다.


100일을 기다리는 술

면천두견주 이야기에서 눈에 들어오는 숫자가 하나 있습니다.

100일.

설화 속에서 딸은 100일 동안 정성을 다해 기도합니다.

술을 빚는 일에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오늘 쌀을 씻었다고 오늘 술을 마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발효를 기다리고, 숙성을 기다리고, 술이 자기 맛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요즘에는 무엇이든 빨리 얻는 데 익숙해져 있습니다.

주문하면 다음 날 도착하고, 음식을 주문하면 금방 나오고, 보고 싶은 것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술은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서 전통주를 들여다보다 보면 술을 만드는 법만큼이나 기다리는 시간을 생각하게 됩니다.


잔을 들어보면 진달래 향이 납니다

면천두견주는 진달래꽃 때문에 담황색을 띠며 은은한 진달래 향이 특징으로 소개됩니다.

꽃으로 술을 만든다고 해서 진달래 향이 아주 강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은은합니다.

잔을 가까이 가져가면 살짝 꽃 향이 느껴지고, 한 모금 마시면 찹쌀에서 오는 부드러운 느낌과 함께 은은한 향이 남습니다.

그래서인지 면천두견주는 이름을 알고 마시는 것과 모르고 마시는 것이 조금 다를 것 같습니다.

모르고 마시면

“향이 참 부드럽네.”

하고 지나칠 수도 있지만,

“이 술에 진달래꽃이 들어갔대.”

이 말을 알고 마시면 잔 속에 봄이 조금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술도 한때 어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전통주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비슷한 장면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오래된 술이라고 해서 저절로 오늘까지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면천두견주도 어려운 시기를 겪었습니다.

1986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될 당시 보유자가 인정되었지만, 2001년 보유자가 세상을 떠난 뒤 후속 전승자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2004년 지역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면천두견주보존회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2007년에는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보존회가 국가무형문화재 보유단체로 인정받았습니다.

이 이야기가 중요한 이유는 면천두견주가 한 사람만의 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에게서 시작된 전통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을 때, 결국 그것을 이어받은 것은 마을 사람들이었습니다.

전통주는 때로 한 집안의 술이지만, 때로는 마을 전체의 술이기도 합니다.

면천두견주가 그런 모습을 보여줍니다.


봄이면 면천으로 가고 싶어집니다

이 이야기를 알고 나면 면천이라는 동네도 조금 다르게 보일 것 같습니다.

봄날 면천을 찾아가 진달래가 피어 있는 길을 걷고, 오래된 면천읍성을 둘러보고, 마을 풍경을 바라보다가 마지막에는 두견주 한 잔.

그러면 술잔을 들고 이런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꽃이 술이 되었구나.”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을 진달래가 그날만큼은 조금 특별해 보일 것 같습니다.

꽃은 피었다가 지지만, 그 꽃을 술에 담아두면 조금 더 오래 기억할 수 있으니까요.


술을 따라 떠나면, 계절도 따라옵니다

안동에서는 뜨거운 불을 만났습니다.

한산에서는 찹쌀의 달콤함을 만났고,

전주에서는 배와 생강의 향을 만났습니다.

제주에서는 차조가 오메기술이 되고 다시 고소리술이 되는 과정을 보았습니다.

문배주에서는 술에 들어가지 않은 배의 향을 만났고,

낙안에서는 더덕 한 뿌리가 술이 되는 이야기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진달래꽃입니다.

우리나라의 술은 참 많은 것을 품고 있습니다.

지역의 곡식도 품고, 산에서 나는 식물도 품고,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도 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한 계절까지 술잔에 담아냅니다.

면천두견주는 그런 술인 것 같습니다.

봄을 기다려야 만날 수 있는 술.


다음에는 어디로 가볼까요?

술을 하나씩 찾아다니다 보니 욕심이 생깁니다.

“우리나라에 또 어떤 술이 있을까?”

찾아보면 정말 많습니다.

꽃으로 빚는 술도 있고, 대나무에서 얻은 재료로 만드는 술도 있고, 백 일을 기다려야 하는 술도 있습니다.

한 집안에서 오랫동안 이어온 술도 있고, 한때 사라질 뻔했다가 다시 사람들의 손으로 살아난 술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봄꽃을 따라 충남 당진 면천까지 왔습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술을 찾아 어떤 길을 걷게 될까요.

술 한 잔에 담긴 것은 술만이 아니니까요.

그곳의 풍경이 있고,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이 있고,

그 술을 지켜온 시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 잔에는 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요?

다음 여행에서 다시 만나요. 🍶🌸

반응형
반응형

 

「더덕 한 뿌리가 술이 되었다, 순천 낙안 사삼주 이야기」

참 멀리도 왔습니다.

안동에서는 뜨거운 불을 지나 태어난 안동소주를 만났고,
한산에서는 한 잔 마시면 자꾸만 다음 잔을 찾게 된다는 한산소곡주를 만났습니다.

전라도에서는 배와 생강이 만나 향을 만들어낸 이강주를 만났고,
제주에서는 좁쌀로 빚은 오메기술과 고소리술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의 지역 술 여행이 닿은 곳은
전라남도 순천 낙안입니다.

시간이 조금 느리게 흐르는 것 같은 곳.

낮은 돌담이 이어지고,
초가집 지붕이 보이고,
골목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옛날 마을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드는 곳.

바로 낙안읍성입니다.

그곳에서 오늘 우리가 만날 술은 조금 특별합니다.

인삼도 아니고,

산삼도 아닙니다.

더덕 한 뿌리가 술이 된 이야기.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사삼주(沙蔘酒)입니다. 


사삼주? '모래에서 나는 삼'이라는 뜻일까요?

이름부터 조금 낯섭니다.

사삼(沙蔘).

전통적으로 더덕과 관련된 이름으로 쓰여 온 말입니다.

순천의 사삼주는 찹쌀과 더덕을 주요 재료로 빚어,
더덕 특유의 향과 은은한 쌉싸름함을 술에 담아낸 전통주입니다.

그러니까 아주 쉽게 말하면,

“더덕으로 빚은 술.”

그런데 그냥 '더덕주'라고 부르기에는
왠지 조금 아쉽습니다.

사삼주.

이 이름 안에는 단순히 재료 하나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집집마다 술을 빚어왔던 시간과
그 술을 기억하고 이어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함께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름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술 한 병보다 그 술을 빚었던 사람들의 모습이 먼저 떠오릅니다.


낙안읍성에서 만난 술


낙안읍성을 걸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낮은 돌담을 따라 걷다 보면
괜히 발걸음도 조금 느려집니다.

초가지붕을 바라보고 있으면
'예전 사람들은 이 골목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이런 곳에서는 왠지
화려하고 유명한 술보다는,

누군가 오래전 자기 집 부엌에서 조용히 빚었을 것 같은 술
더 잘 어울립니다.

사삼주가 바로 그런 술입니다.

사삼주는 보성 박씨 집안에서 가양주로 전해져 온 술과 인연이 있으며,
이후 낙안 지역에서 전통주의 모습으로 이어져 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사삼주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누가 이 술을 처음 만들었을까?'라는 질문도 생기지만,

저는 오히려 이런 생각이 먼저 듭니다.

“이 술은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살아남았을까?”

아마도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날에 꺼내는 술이었을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손님이 찾아왔을 때
조심스럽게 내놓던 술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그 술을 빚는 법을 다음 사람에게 가르쳐 주었겠지요.

술이 이어졌다는 것은
어쩌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기억도 함께 이어졌다는 뜻인지 모릅니다.


찹쌀과 누룩, 그리고 더덕

사삼주의 시작은 다른 우리 전통주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좋은 곡물이 있고,

누룩이 있고,

물이 있습니다.

여기에 더덕이 더해집니다.

찹쌀로 고두밥을 만들고,
누룩과 물을 더해 발효시킨 뒤
제조 과정에서 더덕을 넣어 사삼주만의 향과 맛을 만들어냅니다.

결국 술을 만드는 것은
재료를 한데 넣는 것으로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기다려야 합니다.

발효가 잘되기를 기다리고,
술이 제맛을 찾아가기를 기다리고,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그 기다림 끝에
더덕의 향이 술 속에 천천히 스며듭니다.


그런데 이 술에는 더덕이 있습니다

사삼주 이야기를 하면서
더덕을 빼놓을 수는 없겠지요.

더덕은 음식으로 먹어도 향이 참 독특합니다.

향긋하면서도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습니다.

마지막에는 살짝 쌉싸름한 맛이 남습니다.

사삼주도 그렇습니다.

처음부터 강하게 밀고 들어오는 향이라기보다
은은하게 다가왔다가
마신 뒤에 더덕 특유의 개성이 천천히 남습니다.

전통주 기행에서도 사삼주의 특징을
달콤한 향과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약간의 쌉싸름한 맛으로 소개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사삼주는
한 모금 마시고 바로 판단하기보다는,

천천히 마셔볼수록 더 재미있는 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는 조용하지만, 나중에 기억나는 술

세상에는 첫인상이 아주 강한 술이 있습니다.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와, 이 술 정말 세다!”

하고 바로 기억에 남는 술.

안동소주처럼 힘 있게 다가오는 술도 있고,
문배주처럼 독특한 향으로 기억되는 술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삼주는 조금 다릅니다.

처음부터 큰 목소리로
자기를 드러내는 술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은은한 향이 먼저 오고,

부드럽게 넘어가고,

마지막에 더덕의 쌉싸름한 맛이 살짝 남습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 맛이 자꾸 생각납니다.

참 사람하고 비슷하지 않나요?

처음 만났을 때는 별다른 인상을 주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면
문득 생각나는 사람.

'그때 그 사람이 참 괜찮았지.'

하고 뒤늦게 떠오르는 사람.

저는 사삼주가 조금 그런 술 같습니다.

조용하지만 오래 기억되는 술.


왜 하필 더덕이었을까요?

우리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전통주를 하나씩 만날 때마다
계속해서 발견하게 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자신이 살아가는 곳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로 술을 빚었다는 것입니다.

제주에서는 좁쌀이 술이 되었고,

전라도에서는 배와 생강이 술에 향을 더했습니다.

어떤 곳에서는 꽃을 넣고,
어떤 곳에서는 솔잎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낙안에서는
더덕이 술을 만났습니다.

생각해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똑같은 쌀과 물을 가지고도
사람이 사는 곳에 따라 술의 모습이 달라집니다.

그곳에서 자라는 곡물이 다르고,
그곳에서 나는 식물이 다르고,
무엇보다 그 술을 빚는 사람들의 손길이 다르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우리 전통주를 따라 여행하다 보면
결국 술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그 지역의 풍경을 보고,
그곳의 음식을 만나고,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술 한 잔이
지역의 작은 지도처럼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술을 따라 떠난 우리나라 여행

지금까지 참 먼 길을 왔습니다.

🥃 경상북도 안동 — 안동소주
뜨거운 불을 지나 만들어지는
강렬한 증류주의 깊은 맛을 만났습니다.

🍶 충청남도 한산 — 한산소곡주
부드럽고 달콤한 맛으로
'앉은뱅이 술'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술을 만났습니다.

🍐 전라도 — 이강주
배와 생강이 만나
향기로운 술이 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 제주 — 오메기술과 고소리술
섬의 좁쌀이 발효주가 되고,
다시 증류주가 되는 과정을 만났습니다.

🍶 서북 지역 — 문배주
배를 넣지 않았는데도
배를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향을 가진 술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 전라남도 순천 낙안 — 사삼주

더덕 한 뿌리가
술이 된 이야기를 만났습니다.

이렇게 하나씩 놓고 보니
정말 재미있습니다.

같은 우리나라 안에서도
지역마다 술의 모습이 이렇게 다릅니다.


🚗 그런데 아직 만나지 못한 술이 많습니다

여기까지 왔으면
이제 조금 알 것 같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전통주는
그저 오래된 술이 아니라는 것을요.

그곳에서 나는 재료가 있고,

그 재료를 술로 만들어온 사람이 있고,

그 술을 마셔온 사람들의 시간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나를 알게 될수록
궁금한 술이 또 생깁니다.

“그럼 다른 지역에는 어떤 술이 있을까?”

찾아보니 아직도 만나지 못한 술이 참 많습니다.

이름부터 궁금한 술도 있고,

꽃을 넣어 빚는 술도 있고,

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술도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의 술 여행을
여기서 끝내기는 조금 아쉽습니다.

낙안의 돌담길을 뒤로하고
이번에는 다시 북쪽으로 발걸음을 옮겨보겠습니다.


 다음 여행지는 충남 당진입니다

다음에 찾아갈 곳은
충청남도 당진, 면천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날 술은
이름부터 조금 낯섭니다.

면천두견주.

그런데 이 술에는
더덕 대신 아주 예쁜 재료가 들어갑니다.

바로 진달래꽃입니다.

봄이 되면 산과 들에 피어나는
그 진달래꽃이 술이 됩니다.

생각해 보면 참 신기하지요.

낙안에서는 땅속에 숨어 있던
더덕 한 뿌리가 술이 되었는데,

다음 여행에서는
봄날 산자락에 피어난 꽃 한 줌이 술이 됩니다.

그런데 면천두견주에는
꽃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흥미로운 사람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아픈 아버지를 위해 술을 빚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그 술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우리 앞에 놓이게 된 사연도 있습니다.

과연 진달래꽃은
어떻게 술이 되었을까요?

그리고 꽃으로 빚은 술에서는
어떤 향과 맛이 날까요?

다음 여행에서는
낙안의 더덕 향을 뒤로하고,

봄꽃 향기를 따라 충남 당진 면천으로 가보겠습니다.

이번에는
진달래꽃이 술이 되는 이야기,
면천두견주
입니다. 🌸🍶

다음 잔에서 다시 만나요.

 

 

 

 

 

반응형
반응형

 

평양에서 시작된 술 이야기

문배주라는 이름을 처음 들으면 이런 생각부터 듭니다.

“배로 만든 술인가?”

그런데 아닙니다.

문배주에는 우리가 흔히 먹는 배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밀과 좁쌀, 수수 같은 곡물로 술을 빚고 증류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이 생깁니다.

술에서 잘 익은 돌배, 그러니까 문배와 비슷한 향이 나는 겁니다.

그래서 이름도 문배주가 됐습니다.


🍐 배를 넣지 않았는데, 왜 배 향이 날까?

문배주를 마실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아니, 코에 들어오는 특징이 바로 이 향입니다.

곡물이 발효되는 동안 누룩 속 미생물이 작용하고, 그 술을 다시 증류하면서 여러 향 성분이 생겨납니다. 여기에 숙성 과정까지 더해지면서 문배를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향이 만들어집니다.

배를 넣어서 배 향이 나는 게 아니라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잔을 코끝에 가져가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어? 배 같은데?”

처음 문배주를 접한 사람이라면 아마 한 번쯤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향을 한 번 맡고 그냥 마시기보다는, 잔을 살짝 돌려가며 다시 맡아보게 되는 술입니다.


평양에서 시작된 술 이야기

 문배주는 평안도 지방, 특히 평양을 중심으로 한 서북 지역에서 전해 내려온 증류주​입니다.

예전에는 평양 대동강 유역의 물을 사용해 술을 빚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그러다 시간이 흘렀습니다.

남북이 갈리고 사람들의 삶터도 달라졌습니다. 고향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과 함께 술 빚는 기술도 남쪽으로 건너왔습니다.

그렇게 문배주도 명맥을 이어갔습니다.

문배주는 1986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그래서 문배주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이야기에 닿게 됩니다.

술을 만드는 기술 하나가 고향을 떠난 사람들을 따라 남쪽으로 이어졌다는 것.

술 한 병을 놓고 보면 그저 전통주 한 병이지만, 그 안에 담긴 사연까지 알고 나면 잔을 대하는 마음도 조금 달라집니다.


문배주는 어떻게 만들까?

문배주의 기본적인 제조 과정은 우리가 앞서 안동에서 만났던 증류식 소주와 크게 낯설지 않습니다.

먼저 곡물과 누룩으로 술을 빚습니다.

술이 충분히 발효되면 이번에는 증류를 합니다.

열을 가하면 술 속의 알코올과 향 성분이 증기로 올라갑니다. 그 증기를 다시 식히면 맑은 증류주가 받아집니다.

그런데 같은 증류주라고 해서 맛과 향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닙니다.

어떤 곡물을 쓰는지, 누룩은 어떻게 만드는지, 발효와 증류를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술의 표정이 달라집니다.

문배주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식 기록에 따르면 문배주는 밀·좁쌀·수수를 원료로 하고, 누룩의 주원료 역시 밀을 사용합니다.

이런 재료와 제조법이 오랜 시간 이어지면서 문배주 특유의 향이 만들어졌습니다.


문배주는 어떤 술일까?

문배주는 첫인상이 꽤 강합니다.

증류주답게 도수가 높고 향도 또렷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독한 술’이라고만 생각하면 조금 아쉽습니다.

잔을 가까이 가져가면 먼저 특유의 향이 올라옵니다.

한 모금 마시면 곡물에서 오는 느낌이 있고, 목을 넘긴 뒤에는 따뜻한 여운이 남습니다.

저라면 문배주는 급하게 마시지 않을 것 같습니다.

조금씩 마시면서 향을 맡아보는 쪽이 더 잘 어울립니다.

한 모금.

잠시 두었다가 다시 한 번 향을 맡아보고.

처음에는 지나쳤던 향이 뒤늦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술도 첫인상과 두 번째 인상이 다를 때가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만난 우리 술


우리의 술 여행도 어느덧 여러 지역을 지나왔습니다.

🥃 경상북도 안동 — 안동소주
뜨거운 증류기를 거쳐 만들어지는 맑고 힘 있는 술.

🍶 충청남도 한산 — 한산소곡주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 때문에 ‘앉은뱅이 술’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술.

🍐 전라도 — 이강주
배와 생강의 향이 어우러진 향긋한 전통주.

🌊 제주도 — 오메기술과 고소리술
제주의 곡물과 섬의 생활 방식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술.

🍐 평양을 중심으로 한 서북 지역 — 문배주
배를 넣지 않았는데도 문배를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향의 술.

지역이 달라지니 술도 참 많이 달라집니다.


술을 따라 여행하다 보니

처음에는 우리나라의 유명한 전통주를 하나씩 찾아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여러 술을 만나고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조금 다른 것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술만 남아 있는 게 아니더군요.

안동소주에는 안동에서 이어져 온 증류의 시간이 있고,

한산소곡주에는 한자리를 오래 지켜온 사람들의 손길이 있습니다.

이강주에서는 전라도의 재료와 향을 만날 수 있고,

제주의 술에서는 섬이라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그리고 문배주에는 고향을 떠난 사람들과 함께 이어져 온 술의 역사가 있습니다.

이렇게 하나씩 들여다보니 전통주가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술은 술인데, 그 술이 만들어진 곳의 풍경도 함께 따라옵니다.

누가 만들었는지, 어떤 재료를 구할 수 있었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런 것들이 오랜 시간 술에 스며든 모양입니다.

그래서 저는 전통주를 마실 때면 가끔 술보다 그 술이 태어난 곳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다음 여행에서는…

이제 이름난 전통주를 하나씩 찾아가는 여행에서 조금 벗어나볼까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소개하지 못한 술이 정말 많으니까요.

유명한 술 뒤편에는 그 지역에서만 조용히 이어지고 있는 막걸리도 있고, 작은 양조장에서 만들어지는 술도 있습니다.

다음부터는 조금 덜 알려졌지만 이야기가 궁금한 술들을 찾아가 보겠습니다.

술 한 잔 따라놓고, 그 술이 태어난 곳까지 함께 들여다보는 여행.

아직 가볼 곳이 많이 남았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위스키를 처음 사러 매장에 들어가면 병부터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12 YEARS.

SINGLE MALT.

43% VOL.

CASK STRENGTH.

SHERRY OAK.

DISTILLED 2008.

영어와 숫자가 줄줄이 적혀 있으니까요.

“12는 12년 숙성이라는 뜻인가?”

“싱글 몰트면 한 통에서 나온 건가?”

“43%면 43도라는 건가?”

“CASK STRENGTH는 또 뭐지?”

처음에는 하나같이 비슷해 보입니다.

그런데 몇 가지만 알고 나면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위스키 병에 적힌 숫자와 단어는 그저 어려운 영어가 아니라, 그 위스키가 어떤 술인지 알려주는 작은 힌트에 가깝거든요.

오늘은 위스키를 고를 때 자주 만나게 되는 표현들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


1.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숫자, 12 YEARS

위스키를 보다 보면 가장 익숙한 숫자 중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12 YEARS

말 그대로 12년입니다.

스카치 위스키에 연산이 표시되어 있다면, 이 숫자는 병 안에 들어 있는 위스키 가운데 가장 어린 원액의 숙성 기간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12년, 15년, 18년 숙성 원액을 섞었다면 병에는 12 YEARS라고 표시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12년이라는 숫자를 보고

“이 병의 모든 위스키가 정확히 12년 숙성됐구나.”

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가장 어린 원액이 최소 12년 숙성됐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18년이라고 해서 반드시 12년보다 맛있는 것도 아닙니다.

위스키에서는 숙성 연수와 맛의 우열이 꼭 비례하지 않습니다.

12년에서 느껴지는 생생한 과일 향이 좋을 수도 있고, 18년의 부드럽고 깊은 풍미가 더 마음에 들 수도 있죠.

결국 취향입니다.


2. 그런데 숫자가 없는 위스키도 있다

요즘 위스키를 보다 보면 숙성 연수가 아예 적혀 있지 않은 병도 있습니다.

NO AGE STATEMENT

줄여서 NAS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숙성 연수를 숫자로 표시하지 않은 제품입니다.

그렇다고 숙성이 짧다는 뜻은 아닙니다.

스카치 위스키는 법적으로 최소 3년 이상 숙성해야 합니다. NAS 위스키는 특정 연산을 내세우는 대신, 여러 숙성 연수의 원액을 조합해 원하는 스타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NAS를 볼 때는

“몇 년이지?”

보다는

“이 증류소가 어떤 맛을 만들려고 했을까?”

쪽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숫자가 없다고 해서 어린 위스키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3. SINGLE MALT

위스키를 조금 알아가기 시작하면 반드시 만나게 되는 표현입니다.

SINGLE MALT

처음 보면 ‘싱글’이라는 말 때문에 한 통에서 나온 위스키인가 싶습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여기서 Single은 한 캐스크가 아니라 한 증류소를 뜻합니다.

즉,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는 하나의 증류소에서 생산된 몰트 위스키입니다.

맥캘란, 글렌피딕, 글렌리벳 같은 위스키 병에

SINGLE MALT SCOTCH WHISKY

라고 적혀 있다면,

“아, 이건 한 증류소에서 만든 몰트 위스키구나.”

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기억할 건 딱 하나입니다.

Single Malt = 한 통이 아니라 한 증류소.


4. BLENDED

이번에는 익숙한 표현입니다.

BLENDED SCOTCH WHISKY

블렌디드는 여러 종류의 스카치 위스키를 조합해 만든 위스키입니다.

스카치의 블렌디드 위스키에는 싱글 몰트뿐 아니라 싱글 그레인 위스키 등 여러 원액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Johnnie Walker입니다.

여기서 흔히 생기는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블렌디드는 싱글 몰트보다 아래 등급 아닌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여러 원액을 섞는다고 해서 단순한 술이 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서로 다른 원액을 조합해 원하는 맛과 균형을 만들어내는 것 역시 상당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싱글 몰트가 한 증류소의 개성을 보여준다면, 블렌디드는 여러 원액을 조합해 하나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술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합니다.


5. 40%, 43%, 46%… 이 숫자는 뭘까?

병을 보다 보면 이런 숫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40% VOL

43% VOL

46% VOL

이건 숙성 연수가 아닙니다.

알코올 도수입니다.

정확히는 ABV, Alcohol by Volume입니다.

43% VOL이라고 적혀 있다면 부피 기준 알코올 함량이 43%라는 뜻입니다.

스카치 위스키는 병입할 때 최소 40% ABV여야 합니다.

보통 40% 제품보다 46% 제품에서 알코올감과 향이 더 진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숫자가 훌쩍 올라가면 이런 표현을 만나기도 합니다.

CASK STRENGTH


6. CASK STRENGTH

CASK STRENGTH

처음 보면 무슨 뜻인지 감이 잘 안 옵니다.

쉽게 말해 캐스크에서 숙성된 위스키를 높은 도수로 병입한 제품입니다.

일반적인 위스키는 병입 전에 물을 넣어 원하는 도수로 맞춥니다.

반면 캐스크 스트렝스는 캐스크에서 나온 원액의 도수를 비교적 그대로 살립니다.

그래서

CASK STRENGTH

56.3%

처럼 꽤 높은 숫자가 적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한 모금 마시면 알코올감이 상당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물을 조금 떨어뜨리면 재미있는 변화가 생깁니다.

강하게 느껴지던 알코올감이 누그러지고, 처음에는 잘 느껴지지 않던 향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캐스크 스트렝스는 물을 조금씩 넣어가며 맛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7. DISTILLED 2008

이번에는 연도가 등장합니다.

DISTILLED 2008

이건 숙성 연수가 아닙니다.

2008년에 증류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DISTILLED 2008

BOTTLED 2022

라고 적혀 있다면 2008년에 증류한 뒤 2022년에 병입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단순히 계산하면 약 14년 동안 숙성한 셈이죠.

이런 표기가 있는 병을 보면 재미있습니다.

“2008년이면 내가 뭘 하고 있었지?”

하고 잠깐 생각하게 되기도 합니다.

위스키 한 병에 숫자 하나가 더해졌을 뿐인데, 갑자기 시간이 보이기 시작하는 겁니다.


8. BOTTLED

BOTTLED

말 그대로 병입 시점을 뜻합니다.

여기서 기억해둘 건 간단합니다.

증류한 날과 병에 담은 날은 다릅니다.

위스키는 증류가 끝난 뒤 바로 병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오랜 시간 오크통에서 숙성됩니다.

그래서 위스키의 시간을 단순하게 보면

DISTILLED → MATURED → BOTTLED

이렇게 흘러갑니다.

증류소를 떠난 원액이 오크통 안에서 몇 년, 때로는 수십 년을 보내고 나서야 우리가 보는 한 병의 위스키가 되는 것이죠.


9. SHERRY CASK / SHERRY OAK

위스키 병에서 정말 자주 만나는 표현입니다.

SHERRY CASK

또는

SHERRY OAK

이런 문구가 있다면 셰리와 관련된 캐스크를 사용했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셰리 캐스크에서 숙성하거나 피니시한 위스키에서는 말린 과일, 견과류, 달콤한 향신료 같은 풍미가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BOURBON CASK

EX-BOURBON

이라고 적혀 있다면 버번을 담았던 오크통을 사용했다는 뜻입니다.

같은 증류소에서 나온 위스키라도 어떤 캐스크를 사용했느냐에 따라 인상이 꽤 달라집니다.

그래서 위스키를 고를 때는 숙성 연수만 보지 말고 어떤 캐스크를 사용했는지도 한번 살펴보세요.

의외로 이 차이가 취향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10. FIRST FILL

가끔 이런 표현을 볼 수 있습니다.

FIRST FILL SHERRY CASK

여기서 First Fill은 해당 캐스크가 스카치 위스키 숙성에 처음 사용되는 경우를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캐스크는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차례 사용될 수 있고, 몇 번째 사용된 캐스크인지에 따라 오크에서 위스키로 전달되는 풍미의 정도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캐스크를 중요하게 보는 사람들에게는 꽤 흥미로운 정보입니다.

같은 셰리 캐스크라도 First Fill인지, 여러 번 사용된 캐스크인지에 따라 위스키가 보여주는 모습이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11. SMALL BATCH

SMALL BATCH

직역하면 작은 배치입니다.

말 그대로 비교적 소규모의 배치로 생산했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다만 이 단어 하나만 보고

“Small Batch니까 고급 위스키겠네.”

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Small Batch가 곧 최고급이라는 뜻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보다는 생산 방식이나 제품의 성격을 설명하는 표현으로 보는 편이 좋습니다.


12. LIMITED EDITION

이건 조금 더 직관적입니다.

LIMITED EDITION

말 그대로 한정판입니다.

정해진 수량이나 기간 등을 기준으로 판매되는 제품에서 볼 수 있습니다.

위스키를 모으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한정판이 꽤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한 가지 함정이 있습니다.

한정판이라고 해서 무조건 맛있는 건 아닙니다.

한정판의 매력은 맛뿐만 아니라 희소성이나 디자인, 출시 배경, 스토리까지 함께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13. SINGLE CASK

이건 SINGLE MALT와 헷갈리기 쉬운 표현입니다.

SINGLE CASK

말 그대로 하나의 캐스크에서 나온 위스키를 뜻합니다.

여기서는 Single의 의미가 다릅니다.

Single Malt = 한 증류소

Single Cask = 한 캐스크

입니다.

그래서 병에 SINGLE CASK라고 적혀 있다면 여러 캐스크의 원액을 섞은 제품과는 또 다른 개성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싱글’이라고 다 같은 싱글이 아니라는 것, 이것만 기억해두면 됩니다.


14. BATCH NUMBER

어떤 병에는

BATCH 001

BATCH 002

처럼 숫자가 붙어 있기도 합니다.

이 숫자는 숙성 연수가 아니라 몇 번째 배치로 생산된 제품인지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병에 숫자가 있다고 무조건 숙성 연수라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위스키 병의 숫자를 볼 때는 숫자 옆에 어떤 단어가 붙어 있는지를 함께 보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12 YEARS인지, DISTILLED 2008인지, BATCH 002인지에 따라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지니까요.


15. 위스키 병은 이렇게 읽으면 된다

처음부터 모든 영어를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매장에서 병을 들었을 때 아래 정도만 알아도 훨씬 편해집니다.

12 YEARS
→ 숙성 연수

NAS
→ 숙성 연수를 숫자로 표시하지 않은 제품

SINGLE MALT
→ 한 증류소에서 만든 몰트 위스키

BLENDED
→ 여러 종류의 위스키를 조합한 제품

40% / 43% / 46%
→ 알코올 도수

CASK STRENGTH
→ 캐스크에 가까운 높은 도수로 병입한 제품

DISTILLED 2008
→ 2008년 증류

BOTTLED 2022
→ 2022년 병입

SHERRY CASK
→ 셰리와 관련된 캐스크를 사용한 제품

BOURBON CASK
→ 버번을 담았던 캐스크를 사용한 제품

SINGLE CASK
→ 하나의 캐스크에서 나온 위스키

LIMITED EDITION
→ 한정판

이 정도만 알아도 매장에서 위스키 병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집니다.


🥃 그런데 정말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다

위스키를 처음 고를 때 우리는 숫자에 눈이 갑니다.

12년.

18년.

21년.

25년.

숫자가 커질수록 왠지 더 좋은 술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위스키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18년보다 12년 위스키에서 느껴지는 생생한 과일 향이 더 좋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셰리 캐스크에서 오는 묵직하고 달콤한 풍미를 좋아할 수도 있고, 거칠게 올라오는 피트 향에 끌릴 수도 있습니다.

결국 좋은 위스키와 내가 좋아하는 위스키는 다를 수 있습니다.

병에 적힌 숫자와 단어는 그 위스키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힌트입니다.

맛을 보증하는 성적표는 아니죠.

다음에 위스키 한 병을 집어 들었다면 숙성 연수만 보지 말고 병을 조금 천천히 읽어보세요.

몇 년인지.

어디에서 만든 건지.

어떤 캐스크를 썼는지.

도수는 얼마인지.

하나씩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아, 그래서 이 위스키가 이런 맛이겠구나.”

위스키를 마시는 재미는 어쩌면 병을 여는 순간보다 조금 먼저 시작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 이 글을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다음 이야기도 함께해 주세요.

구독과 공감, 


그리고 남겨주시는 댓글 한마디가
이 연재를 계속 이어가는 데 큰 힘이 됩니다.

 

오늘은 위스키 병에 적힌 숫자와 단어를 읽어봤다면 ,
다음에는 또 어떤 이야기를 함께 만나게 될까요?

여러분의 응원 덕분에
한 잔의 위스키 이야기가 계속 이어집니다. 🥃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