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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는 왜 오크통에서 숙성할까?

위스키를 좋아하다 보면 궁금해지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위스키는 왜 꼭 나무통에 넣어둘까?”

곡물을 발효시키고 증류하면 술은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위스키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12년, 18년, 21년….

심지어 수십 년 동안 오크통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위스키도 있습니다.

도대체 왜 그렇게 오랫동안 나무통 안에 있어야 할까요?

재미있는 건 우리가 마시는 위스키의 색과 향, 맛의 상당 부분이 바로 이 오크통 안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입니다.


 

갓 만들어진 위스키는 어떤 맛일까?

증류가 끝났다고 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위스키가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갓 증류한 원액은 알코올 향이 강하고 꽤 거칠게 느껴집니다.

우리가 익숙한 부드러운 맛이나 달콤한 풍미도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 원액을 오크통에 담아 숙성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달라집니다.

오크에서 나온 성분이 술에 스며들고, 나무와 원액이 오랜 시간 만나면서 색과 향이 깊어집니다. 거칠었던 느낌도 차츰 부드러워집니다.

 

간단히 말하면,

증류 → 오크통 숙성 → 시간의 변화 → 우리가 마시는 위스키

이런 과정을 거치는 셈입니다.

 

🪵 오크통은 그냥 ‘술을 담아두는 통’이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오크통은 단순한 저장 용기가 아닙니다.

위스키에게는 숙성을 만들어내는 공간에 가깝습니다.

오크에는 여러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위스키가 오랜 시간 나무와 만나면서 이 성분들이 술의 향과 맛, 색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위스키를 마실 때

바닐라, 캐러멜, 코코넛, 견과류, 말린 과일, 향신료

같은 향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위스키에 바닐라나 과일을 넣은 것은 아닙니다.

나무와 술이 오랜 시간 만나면서 만들어낸 풍미입니다.


But why an orc of all things?

나무라면 소나무도 있고 밤나무도 있는데, 왜 위스키는 오크를 사용할까요?

오크는 튼튼하면서도 통으로 가공하기 좋고, 액체를 담아 숙성시키기에 적합합니다.

무엇보다 숙성 과정에서 술에 좋은 영향을 주는 성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크를 건조하고 안쪽을 불로 그을리면 나무의 성분이 열에 의해 변하면서 바닐라나 토스트, 캐러멜처럼 느껴지는 풍미가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오크통은 단순히 술을 보관하는 통이 아니라,

향과 색을 더하고, 시간을 머금게 하는 공간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크통 안쪽을 왜 불로 그을릴까?

오크통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차링(Charring)입니다.

통을 만들고 나면 안쪽을 불로 그을리는 과정입니다.

나무가 열을 받으면서 성분이 변화하고, 숙성되는 위스키에도 영향을 줍니다.

그 과정에서 바닐라, 토스트, 구운 나무, 캐러멜 같은 풍미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위스키를 마시다 보면 나무 향 사이로 달콤한 바닐라나 구운 설탕 같은 느낌이 올라오는 것도 이런 이유와 관련이 있습니다.

 

 
 

모든 오크통이 같은 맛을 만들까?

물론 아닙니다.

오히려 이 부분 때문에 위스키가 더 재미있습니다.

어떤 오크통에서 숙성했느냐에 따라 맛과 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스키를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것이 버번 캐스크(Bourbon Cask)와 셰리 캐스크(Sherry Cask)입니다.

 

🇺🇸 버번 캐스크

스카치위스키에서는 미국에서 버번을 숙성했던 오크통을 많이 사용합니다.

이런 캐스크에서 숙성한 위스키에서는

바닐라, 꿀, 코코넛, 캐러멜

같은 달콤한 풍미가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드럽고 달콤한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비교적 친숙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 셰리 캐스크

셰리 와인을 담았던 오크통은 또 다른 느낌을 만들어냅니다.

말린 과일, 건포도, 견과류, 초콜릿

같은 풍미가 연상되는 경우가 많고, 좀 더 진하고 풍부한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맥캘란이 셰리 캐스크와 함께 자주 언급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맥캘란을 좋아해서인지, 셰리 오크 숙성 이야기는 저에게도 특히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같은 위스키인데 왜 색깔이 다를까?

위스키를 여러 병 놓고 보면 색이 제각각입니다.

옅은 황금색부터 짙은 호박색, 갈색에 가까운 색까지 다양합니다.

숙성 과정에서 오크가 색과 여러 성분을 술에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색이 진하다고 더 오래 숙성됐거나 더 좋은 위스키라는 뜻은 아닙니다.

사용한 캐스크의 종류와 상태, 숙성 환경 등에 따라서도 색이 달라집니다.

그러니 짙은 색만 보고 위스키의 품질을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위스키도 ‘숨’을 쉰다?

숙성 중인 오크통은 완전히 밀폐된 금속통과는 다릅니다.

창고의 온도와 습도가 계절에 따라 변하고, 그에 따라 통 안의 위스키와 오크도 계속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그리고 숙성 중에는 위스키 일부가 자연스럽게 증발합니다.

이를 ‘천사의 몫(Angel’s Share)’이라고 부릅니다.

사람이 마시는 대신 하늘로 날아간 위스키를 두고

‘천사들이 가져간 몫’이라고 표현한 것이죠.

몇 년, 수십 년이 지나면 그 양도 꽤 많아집니다.

오래 숙성한 위스키가 귀해지는 데에는 이런 이유도 있습니다.

 


 

오래 숙성할수록 무조건 맛있을까?

여기서 흔히 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렇다면 30년산이 12년산보다 무조건 좋은 것 아닌가?”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12년에는 12년만의 매력이 있고, 18년에는 18년만의 개성이 있습니다.

숙성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오크의 영향이 강해져 오히려 위스키 본래의 풍미를 가릴 수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히 몇 년을 숙성했느냐가 아닙니다.

어떤 위스키를, 어떤 캐스크에서, 어떤 환경으로 숙성했느냐.

그리고 그 균형이 중요합니다.

좋은 위스키는 긴 시간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오크의 균형 속에서 완성됩니다.

 

 

🥃 위스키를 고를 때 ‘캐스크’를 봐야 하는 이유

 

위스키 병을 보면 이런 표현이 적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Bourbon Cask

Sherry Cask

Oloroso Sherry Cask

Pedro Ximénez Cask

Port Cask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르게 보일 겁니다.

 

이것은 단순한 전문용어가 아니라,

“이 위스키는 어떤 통에서 시간을 보냈을까?” 를 알려주는 힌트입니다.

같은 증류소에서 만든 위스키라도 어떤 캐스크를 사용했느냐에 따라 

인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위스키를 비교해 마실 때는

“몇 년산이지?”

뿐만 아니라

“어떤 캐스크에서 숙성했지?”

라고 살펴보는 것도 꽤 재미있습니다.


🥃 직접 비교해 보면 더 재미있다

위스키의 차이를 느껴보고 싶다면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캐스크를 사용한 위스키를 두 잔 준비해 보세요.

한쪽은 버번 캐스크,

다른 한쪽은 셰리 캐스크.

먼저 잔을 가까이 가져가 향을 천천히 맡아봅니다.

한쪽에서는

바닐라, 꿀, 코코넛

같은 느낌이 나는지 보고,

다른 한쪽에서는

건포도, 말린 과일, 견과류, 초콜릿

같은 향이 느껴지는지 찾아봅니다.

정답을 맞힐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그렇게 느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위스키의 향과 맛은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지니까요.

 


🥃 오크통은 위스키에게 ‘시간’을 선물한다

생각해보면 위스키는 참 느린 술입니다.

오늘 증류했다고 내일 마실 수 있는 술이 아닙니다.

오크통에 담긴 채 몇 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계절이 바뀌고, 창고 안의 시간이 쌓이는 동안 위스키는 조용히 통 안에 머뭅니다.

그 사이 오크는 색과 향을 더하고, 위스키는 나무의 성분을 천천히 받아들입니다.

처음 통에 들어갔을 때와 몇 년 뒤의 모습은 전혀 다릅니다.

그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숙성의 시간입니다.

 


🥃 마무리하며

위스키 한 잔에는 단순히 곡물과 물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증류소의 기술도 있고,

사용한 오크통의 이야기도 있고,

그 안에서 흘러간 시간도 있습니다.

 

버번 캐스크에서는 바닐라와 꿀 같은 달콤한 풍미가,

셰리 캐스크에서는 말린 과일과 견과류 같은 깊은 풍미가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 오크통이 있습니다.

 

사실 제가 맥캘란을 좋아하게 된 것도 이런 맛 때문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제가 위스키를 찾아 마셨던 건 아니에요.

남편 따라 한 잔씩 마시다 알게 된 위스키가 맥캘란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한두 모금 맛보는 정도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잔에 담긴 향을 먼저 맡아보고, 한 모금 마신 뒤 어떤 맛이 느껴지는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특히 맥캘란에서 느껴지는 말린 과일의 달콤함과 은은한 스파이스, 오크에서 오는 깊고 부드러운 풍미가 제 입맛에는 참 좋았습니다.

그렇게 한 잔씩 마시다 보니

위스키가 조금씩 궁금해졌습니다.

“이 맛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그 궁금증을 따라가다 보니 결국 오크통까지 오게 됐네요.

 

다음에 위스키 한 병을 집어 들었을 때 병 앞면의 숫자만 보지 말고,

“이 위스키는 어떤 통에서 시간을 보냈을까?”

한번 살펴보세요.

 

그러면 위스키 한 잔이 단순한 술이 아니라,

몇 년 동안 오크통 안에서 기다려온 하나의 이야기

처럼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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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느껴지는 게 있습니다.

바람입니다.

돌담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고, 바다에서는 짭조름한 냄새가 올라옵니다.

그런 제주를 돌아다니다 보면 육지에서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술 이야기도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오메기술과 고소리술입니다.

하나는 발효해서 만든 술이고,

다른 하나는 그 술을 다시 증류해서 만든 술입니다.

그런데 이름부터 조금 낯설죠.

오메기술? 고소리술?

도대체 어떤 술일까요?


 제주에서는 쌀 대신 무엇으로 술을 빚었을까요?

제주는 예부터 논농사를 짓기에 좋은 땅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제주 사람들은 쌀만 바라볼 수 없었습니다.

대신 차조와 보리 같은 곡물을 가까이 두고 살아왔습니다.

술을 빚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주 전통주를 이야기할 때 차조를 빼놓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오메기떡이 등장합니다.

오메기술은 전통 방식으로 만든 오메기떡과 누룩을 이용해 발효시켜 빚는 술입니다. 제주에서는 오메기술을 빚기 위한 떡을 만들고, 이를 누룩과 함께 발효시키는 방식이 전해져 왔습니다.

그러니까 오메기술을 제대로 알려면 술병부터 볼 게 아니라,

먼저 오메기떡을 봐야 하는 셈입니다.

떡을 만들고,

누룩을 넣고,

발효를 기다립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떡이 술이 됩니다.

참 제주다운 시작입니다.


오메기술, 제주에서 마시던 술

오메기술을 잔에 따라보면 막걸리와 비슷한 느낌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모금 마셔보면 조금 다릅니다.

차조에서 오는 고소한 맛이 있고,

발효주 특유의 부드러운 느낌도 있습니다.

화려한 향으로 먼저 다가오는 술이라기보다,

음식과 함께 천천히 마시기 좋은 술에 가깝습니다.

예전 제주 사람들에게 오메기술은 특별한 날에만 꺼내는 술이라기보다 생활 가까이에 있던 술이었습니다.

손님이 찾아오면 한 잔 내놓고,

집안에 일이 있으면 술을 빚고,

필요한 만큼 만들어 마셨겠죠.

제주에서 오메기술을 만나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예전 제주 사람들은 이 술을 어떤 자리에서 마셨을까?”

지금처럼 편의점에 가서 술 한 병을 사 오는 시대가 아니었으니까요.

술을 마신다는 건 곧 술을 빚는 일이기도 했을 겁니다.


 그런데 이 술을 다시 증류한다고요?

여기서 이야기가 한 단계 더 재미있어집니다.

오메기술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제주 사람들은 발효한 술을 다시 증류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술이 바로 고소리술입니다.

고소리는 제주에서 소줏고리, 즉 술을 증류할 때 사용하는 전통 증류 기구를 부르는 말입니다. 오메기술을 고소리에 넣고 증류하면 술이 한 방울씩 떨어지는데, 이 술을 모아 숙성한 것이 고소리술입니다.

생각보다 재미있는 과정입니다.

오메기술을 만들고,

그 술을 고소리에 넣고,

불을 지핍니다.

그러면 술에서 증기가 올라오고,

그 증기가 식으면서 다시 액체가 됩니다.

한 방울.

또 한 방울.

그렇게 받아낸 술이 고소리술입니다.

이 과정을 알고 나면 고소리술이라는 이름도 조금 다르게 들립니다.

술 이름에 아예 술을 만드는 도구의 이름이 들어가 있으니까요.


안동소주와 고소리술은 무엇이 다를까요?

앞에서 안동에서도 증류주를 만났습니다.

안동소주 역시 발효한 술을 증류해서 만듭니다.

제주 고소리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출발점이 다릅니다.

안동에서는 곡물을 발효해 술을 빚고 증류했다면,

제주에서는 차조로 만든 오메기술을 다시 증류합니다.

그래서 같은 증류주인데도 향과 맛의 인상이 달라집니다.

안동소주를 마셨을 때는 맑고 강한 알코올감과 곡물 향이 먼저 다가왔다면,

고소리술에서는 제주 곡물로 빚은 술의 고소한 느낌과 증류주 특유의 또렷한 향이 느껴집니다.

같은 증류 방식이라도,

어떤 술을 증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거죠.


🍶 오메기술에서 고소리술까지

제주의 술을 한 줄로 정리하면 꽤 재미있습니다.

차조 → 오메기떡 → 발효 → 오메기술 → 증류 → 고소리술

발효주 하나가 다시 증류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제주에서는 오메기술과 고소리술을 따로 떼어놓고 보기보다,

하나의 술 문화 안에서 이어지는 두 단계로 보면 더 재미있습니다.

실제로 제주 전통 방식에서는 오메기술을 고소리에 넣어 증류하는 과정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제주 술에는 제주가 들어 있습니다

안동에서는 쌀과 곡물을 발효하고 증류하는 기술을 만났습니다.

한산에서는 찹쌀로 빚은 달콤한 소곡주를 만났고,

전주에서는 배와 생강, 계피 같은 재료가 술에 향을 더하는 이강주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제주에서는 차조가 술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제주에 쌀이 풍족했다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오메기술도 다른 모습이었을까요?

술은 결국 그곳에서 사람들이 구할 수 있었던 재료와 함께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술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지역의 음식과 생활도 만나게 됩니다.

제주의 오메기술과 고소리술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람 많은 섬에서 구할 수 있었던 곡물과, 그 곡물로 살아온 사람들의 생활이 술 속에 남아 있습니다.


 술을 따라 떠난 우리나라 여행

지금까지 꽤 먼 길을 왔습니다.

🥃 경상북도 안동
발효한 술을 증류해 만든 안동소주

🍶 충청남도 한산
부드럽고 달콤한 맛으로 유명한 한산소곡주

🍐 전라북도 전주
배와 생강, 계피 등의 향을 담은 이강주

🌊 제주도
차조로 빚은 발효주 오메기술
그리고 그것을 다시 증류한 고소리술

이렇게 놓고 보니 정말 재미있습니다.

우리나라 술에는 정답이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어떤 지역에서는 발효가 중심이 되고,

어떤 지역에서는 증류가 중심이 되고,

또 어떤 곳에서는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가 술의 개성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같은 ‘전통주’라는 이름 아래에서도 이렇게 서로 다른 술이 태어났겠죠.


🚗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안동에서 시작해 한산을 지나 전주까지 내려왔고,

이번에는 바다를 건너 제주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아직 만나보지 못한 술이 많습니다.

이름부터 신기한 술도 있고,

한 지역에서만 오랫동안 이어져 온 술도 있습니다.

다음에는 다시 육지로 돌아가볼까요?

이번에 찾아갈 술은 이름부터 궁금증을 만들어냅니다.

문배주.

그런데 문배주에는 문배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술에서는 은은한 배 향이 난다고 합니다.

배를 넣지 않았는데 어떻게 배 향이 나는 걸까요?

다음 여행에서는 이 신기한 향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 다음 이야기

「배를 넣지 않았는데 배 향이 난다? 문배주에 담긴 신기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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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에서 달콤하고 부드러운 소곡주를 맛봤다면, 이번에는 전라도로 내려가 볼까요?

이번에 찾아갈 곳은 전주입니다.

https://www.tourlive.co.kr/aff/CE1C8A34

 

책 읽는 당신 떠나라, 전주 시민과 함께 떠나는 전주 독립 서점 투어

전주의 독립서점부터 로컬 맛집까지, 전주 사람 '걍'이 직접 발견한 진짜 전주를 만나는 여행

www.tourlive.co.kr

 

전라도 음식 하면 비빔밥이나 한정식처럼 맛있는 음식부터 떠오르는데요.

그런 음식들과 함께 오랫동안 이름을 알려온 술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강주(梨薑酒)​입니다.

이름부터 재미있습니다.

이(梨)는 배, 강(薑)은 생강.

이 두 글자만 봐도 어떤 향이 날지 조금 궁금해지지 않나요?


🍐 배와 생강이 술이 된다고요?

배는 과일이고 생강은 음식에 넣는 재료인데,

이 둘이 술병 안에서 만나면 어떤 맛이 날까요?

이강주는 쌀과 보리 등을 발효해 만든 술을 증류한 뒤, 여기에 배와 생강, 울금, 계피 등을 넣어 향을 더하고 꿀로 단맛을 보태는 술입니다.

그래서 잔을 가까이 가져가면 일반적인 소주와는 조금 다른 향이 올라옵니다.

먼저 배의 은은하고 달콤한 향이 느껴지고,

뒤에서는 생강과 계피 특유의 향이 따라옵니다.

한 모금 마시면 달콤한 맛이 먼저 지나가고 생강의 알싸한 느낌이 남습니다.

“배를 넣었다고 해서 배 맛만 나는 술은 아니구나.”

아마 처음 마시면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강주의 재미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단맛이 있는 술인데도 향이 꽤 또렷합니다.

그래서 천천히 한 모금씩 마시면서 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게 됩니다.


🏺 전주에서 만난 조선의 명주

이강주는 전주를 대표하는 전통주 가운데 하나입니다.

전북 전주를 중심으로 전승되어 왔고, 현재도 전주에서 전통 방식의 이강주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주 이강주는 전북 무형문화재로 지정됐으며, 식품명인 제9호로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옛 문헌에서도 이강주의 이름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강주는 죽력고, 감홍로와 함께 조선의 이름난 술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술 이름에 배와 생강이 들어간다는 게 참 재미있습니다.

옛사람들은 술에 과일이나 향신료를 넣어 향을 더했고,

그 재료가 가진 맛까지 술의 일부로 끌어들였습니다.

지금처럼 다양한 술을 쉽게 골라 마실 수 있던 시대도 아니었을 텐데,

그때는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 하나하나가 술의 개성을 만드는 중요한 재료였겠죠.


이강주는 향부터 천천히

이강주를 잔에 따르고 바로 마시기보다 잠깐 향을 맡아보세요.

배에서 오는 달콤한 향이 먼저 느껴집니다.

조금 더 가까이 가져가면 생강과 계피의 향이 올라옵니다.

그리고 한 모금.

달콤하면서도 뒤끝에는 알싸한 느낌이 남습니다.

여기에 울금 특유의 향까지 더해지니 단순히 “달콤한 술”이라고 하기에는 꽤 복잡합니다.

앞에서 만났던 술들과 비교하면 더 재미있습니다.

안동소주는 증류주 특유의 강한 힘이 먼저 느껴졌고,

한산소곡주는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먼저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이강주는 향이 먼저 말을 겁니다.

배의 달콤함,

생강의 알싸함,

계피의 향긋함.

한 잔 안에 여러 가지 향이 차례로 나타납니다.


🍶 술을 따라가다 보니

안동에서는 술을 증류하는 방법을 만났고,

한산에서는 찹쌀과 누룩으로 빚은 소곡주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전주에서 배와 생강, 계피 같은 재료가 술과 만나는 모습을 봅니다.

같은 우리나라 술인데도 참 다릅니다.

어떤 곳에서는 술의 도수와 증류 기술이 중심이 되고,

어떤 곳에서는 발효와 숙성이 중심이 됩니다.

또 어떤 술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더해 향과 맛을 완성합니다.

이강주가 재미있는 이유도 바로 그런 데 있지 않을까요?

술 한 병을 들여다보면 쌀과 누룩만 보이는 게 아니라,

그 술을 마시던 사람들의 입맛과 음식까지 함께 떠오릅니다.

전주에서 이강주를 음식과 함께 마셔보면 더 잘 어울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겁니다.

실제로 전통주 자료에서도 이강주는 전주의 비빔밥이나 한정식 같은 음식과 함께 즐기기 좋은 술로 소개됩니다.


 지금까지 우리의 술 여행

경상북도 안동

안동소주

발효한 술을 다시 증류해 만든 맑고 강한 술.

충청남도 한산

한산소곡주

부드럽고 달콤한 맛으로 ‘앉은뱅이 술’이라는 별명이 따라붙은 술.

전라북도 전주

이강주

배와 생강, 계피의 향이 어우러진 독특한 전통주.


세 곳을 지나오면서 술의 모습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안동에서는 강한 증류주의 매력을 만났고,

한산에서는 발효주 특유의 부드러움을 맛봤습니다.

전주에서는 술에 향을 더하는 방법을 만났고요.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 술 여행은 꽤 재미있습니다.

같은 쌀과 곡물에서 시작해도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술을 만나게 되니까요.


다음에는 섬으로 가볼까요?

이번에는 육지를 떠나보겠습니다.

다음 목적지는 바다 건너 제주도.

바람이 세고 돌이 많아 논농사가 쉽지 않았던 섬에서,

제주 사람들은 어떤 재료로 술을 빚었을까요?

다음 여행에서 만날 술은 이름부터 독특합니다.

오메기술.

그리고 오메기술을 다시 증류해 만든

고소리술.

쌀이 귀했던 제주에서 좁쌀로 빚기 시작한 술.

그리고 그 술을 다시 증류해 만든 제주만의 술.

이번에는 배와 생강 대신,

제주의 바람과 돌, 그리고 좁쌀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 다음 여행지

「제주의 바람과 함께 익어간 술, 오메기술과 고소리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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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에서 진하고 묵직한 소주 한 잔을 만났다면, 이번에는 조금 다른 술을 찾아가 볼까요?

다음 목적지는 충청남도 서천군 한산입니다.

이곳에는 이름부터 재미있는 술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한산소곡주입니다.

그런데 이 술에는 오래전부터 따라다니는 별명이 있습니다.

“앉은뱅이 술.”

처음 들으면 조금 우스운 이름이죠.

도대체 술이 얼마나 맛있었길래 이런 이름까지 붙었을까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한 잔 마시고,

“음, 괜찮은데?”

두 잔 마시고,

“딱 한 잔만 더.”

그러다 보면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을 잊게 된다는 겁니다.

술맛이 좋아 계속 앉아 있게 된다고 해서 **‘앉은뱅이 술’**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합니다.

정확한 사실이라기보다는 옛이야기와 구전으로 전해지는 이야기지만, 한산소곡주의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생각하면 꽤 잘 어울리는 별명이기도 합니다.


🌾 한산소곡주는 어떤 술일까요?

한산소곡주는 충청남도 서천군 한산 지역에서 오랫동안 빚어온 술입니다.

막걸리처럼 뽀얀 술도 아니고, 안동소주처럼 강한 증류주도 아닙니다.

잔에 따르면 맑고,

입에 머금으면 은은한 단맛이 먼저 느껴집니다.

주로 찹쌀과 누룩, 물을 기본으로 술을 빚습니다. 전통적인 방식에서는 여러 재료가 더해지기도 합니다.

발효와 숙성을 거치면서 한산소곡주 특유의 달콤한 향과 깊은 맛이 만들어집니다.

처음 마셔보면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어? 생각보다 부드러운데?”

그런데 이 술이 재미있는 건 바로 그다음입니다.

부드럽고 달콤하니까 한 잔이 금방 넘어갑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내가 몇 잔 마셨지?”

싶어집니다. 😊

바로 이런 맛 때문에 앉은뱅이 술이라는 별명이 생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백제 시대부터 내려온 술이라고요?

한산소곡주에는 아주 오래된 이야기가 따라옵니다.

흔히 백제 시대부터 이어져 온 술이라고 소개되기도 합니다.

다만 백제 시대의 술을 오늘날의 한산소곡주와 정확히 같은 술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백제 시대부터 이어져 온 한산 지역의 술 빚는 문화가 오랜 세월을 거쳐 지금의 한산소곡주로 이어졌다고 보는 편이 좋겠습니다.

한산소곡주는 오랫동안 이 지역에서 사람들의 생활과 함께해 온 술입니다.

집안 행사나 손님을 맞이하는 자리, 제사처럼 특별한 날에도 술을 빚었을 테고요.

집집마다 술을 빚는 방법이 조금씩 달랐을 수도 있습니다.

누룩의 상태도 다르고, 발효되는 환경도 다르니 술맛 역시 달랐겠죠.

오늘날 한산소곡주는 충청남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전통적인 술 빚기 기술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왜 그렇게 사랑받았을까요?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이겠죠.

한산소곡주는 달콤한 향과 부드러운 목넘김이 먼저 다가옵니다.

처음부터 강하게 치고 올라오는 술이 아니라서 첫 잔의 부담도 크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 잔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옛이야기에는 과거를 보러 가던 선비가 한산을 지나면서 소곡주 맛에 빠져 시험을 놓쳤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지금까지 남아 있다는 게 재미있습니다.

“딱 한 잔만 마시고 가자.”

그랬는데 한 잔이 두 잔이 되고,

두 잔이 세 잔이 되고,

어느새 해가 저물어 버리는 겁니다.

이쯤 되면 ‘앉은뱅이 술’이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건 아니겠죠? 😊



한산소곡주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한산소곡주도 찹쌀과 누룩, 물에서 시작합니다.

찹쌀을 준비하고 누룩과 물을 넣어 술을 빚습니다.

하지만 재료를 섞었다고 바로 술이 되는 건 아닙니다.

발효가 잘되고 있는지 살피고, 술이 익어가는 과정을 지켜봐야 합니다.

술을 빚는 사람에게는 이 과정이 꽤 중요합니다.

너무 서두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습니다.

술이 익을 때까지 기다리면서 상태를 계속 확인해야 하니까요.

우리 전통주를 보다 보면 이런 부분이 재미있습니다.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술을 만드는 것 같지만, 마지막에는 술 스스로 익어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한산소곡주 역시 이런 발효와 숙성을 거쳐 지금 우리가 마시는 술이 됩니다.


안동소주와 한산소곡주, 이렇게 다릅니다.

우리 술 여행을 시작하고 벌써 두 잔의 술을 만났습니다.

구 분 안동소주 한산소곡주
종 류 증류식 소주 약 주
만드는 방식  발효 후 증류 발효·숙성
맛과 향 맑고 강렬한 곡물 향 달콤하고 부드러운 풍미
대표 지역 경상북도 안동 충청남도 서천 한산

 

같은 우리 술인데도 모습이 꽤 다릅니다.

안동에서는 발효한 술을 다시 증류해 맑고 강한 소주를 만들었습니다.

한산에서는 찹쌀과 누룩으로 빚은 술을 천천히 익혀 부드럽고 달콤한 술을 만들었고요.

지역이 달라지니 술도 달라집니다.

안동소주를 마실 때는 강한 곡물 향과 알코올의 힘이 먼저 느껴졌다면, 한산소곡주는 달콤한 향과 부드러운 맛이 먼저 다가옵니다.

이렇게 비교해 보니 우리나라 술이 참 다양합니다.


🚗 다음 여행지는 어디로 갈까요?

한산에서 달콤한 소곡주 한 잔을 마셨다면, 이제 다시 길을 나서야겠죠.

이번에는 전라도로 내려가 보겠습니다.

다음에 만날 술은 이름부터 재미있습니다.

이강주(梨薑酒).

배(梨)와 생강(薑).

이름 그대로 배와 생강이 들어가는 술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마셔보면 단순히 달콤한 과실주와는 또 다른 향이 느껴집니다.

배의 은은한 향에 생강의 알싸함이 더해진 술.

옛사람들은 이 독특한 조합을 어떻게 생각해냈을까요?

🍶 다음 여행지

「배와 생강의 향을 담은 술, 전라도 이강주 이야기」

이번에는 한산을 떠나 전라도로 가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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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안동으로 가보겠습니다.

하회마을과 고택, 오래된 서원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오늘 우리가 찾아온 이유는 조금 다릅니다.

안동에서 오래전부터 빚어온 술, 안동소주를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https://www.tourlive.co.kr/aff/089B1C6E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안동 하회마을 투어

세계문화유산 안동 하회마을! 전통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이곳에서 살아있는 역사를 경험하세요. 하회마을의 숨은 이야기를 가이드와 함께 만나보세요.

www.tourlive.co.kr

 

우리가 알던 소주와는 조금 다릅니다

소주라고 하면 대부분 초록색 병부터 떠올립니다.

식당에 앉아 고기 한 점 먹고 소주 한 잔 털어 넣던 기억도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안동에 와서 만나는 소주는 모습부터 다릅니다.

잔에 따르면 맑고 투명합니다.

색깔만 보면 아주 깔끔한 술처럼 보이는데, 향을 맡아보면 생각보다 묵직합니다.

그리고 한 모금. 평소 마시던 소주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알코올의 느낌이 먼저 오기도 하지만, 그 뒤로 곡물에서 올라오는 은은한 향이 남습니다.

안동소주는 곡물을 발효시킨 술을 다시 증류해서 만든 소주입니다.

막걸리처럼 발효된 술을 그대로 마시는 것이 아니라, 한 번 더 증류하는 과정을 거치는 거죠.

그래서 술이 맑아지고 도수도 높아집니다.


🌾 쌀이 술이 되기까지

안동소주를 만드는 첫 과정은 쌀에서 시작합니다.

쌀을 쪄서 고두밥을 만들고 누룩과 물을 넣어 술을 빚습니다.

여기까지는 다른 전통 발효주를 만드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시간을 두고 술이 익기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술이 충분히 익으면 이제 증류를 시작합니다.

예전에는 소줏고리를 사용했습니다.

솥에 발효된 술을 넣고 불을 지피면 술에서 알코올을 머금은 증기가 올라옵니다.

그 증기를 식히면 다시 액체가 되어 한 방울씩 술이 떨어집니다.

처음에는 뽀얗던 술이 증류를 거치면서 맑은 술로 바뀌는 겁니다.

술을 한 번 만들고 끝내는 게 아니라 다시 한번 끓이고 받아내는 셈입니다.

지금은 기계로 훨씬 편하게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예전에는 이 과정을 사람 손으로 하나하나 해냈겠죠.


집집마다 술을 빚던 시절

안동소주 이야기를 찾아보면 예전 안동의 술 문화를 빼놓기 어렵습니다.

옛날에는 지금처럼 술을 사러 마트에 가는 시대가 아니었습니다.

집에서 술을 빚어 손님을 맞기도 하고, 명절이나 제사 같은 집안 행사에도 술이 필요했습니다.

안동에서도 집집마다 술을 빚었고 그 술을 다시 증류해 소주를 만들었습니다.

집집마다 재료를 다루는 방법이나 술을 빚는 방식이 조금씩 달랐을 테니 같은 안동소주라도 맛이 똑같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렇게 이어지던 술 빚는 문화가 세월이 지나면서 조금씩 사라져갔습니다.

하지만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면서 안동소주도 사람들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금은 안동을 떠올리면 하회마을만큼이나 안동소주를 이야기하게 됐으니까요.


그래서 안동소주는 어떤 맛일까요?

처음 마신다면 도수부터 느껴질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센데?”

아마 이런 반응이 먼저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한 잔을 천천히 마셔보면 조금씩 다른 맛이 보입니다.

곡물에서 오는 은은한 향이 있고, 입안에서는 묵직한 느낌이 남습니다.

그리고 목으로 넘어간 뒤에는 따뜻한 기운이 꽤 오래 남습니다.

그래서 안동소주는 한꺼번에 마시기보다는 잔에 조금 따라놓고 천천히 마셔보는 편이 좋습니다.

향을 먼저 맡아보고, 한 모금 마시고, 안동의 음식과 같이 맛을 보는 겁니다.

전이나 고기 요리처럼 맛이 진한 음식과도 잘 어울립니다.

술이 세다고 해서 무조건 거칠지는 않습니다.

천천히 마시면 오히려 곡물로 빚은 술이라는 느낌이 조금씩 살아납니다.


🍶 안동에서 한 잔, 그리고 다음 술

안동에 와서 소주 한 잔을 마셔보니 처음 우리나라 술 이야기를 시작할 때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듭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소주도 조금 깊이 들어가 보면 전혀 다른 얼굴이 있었던 겁니다.

곡물을 빚고, 시간을 기다리고, 다시 증류하고.그 과정을 거쳐 한 잔의 안동소주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우리나라에는 이런 술이 안동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이번에는 안동을 떠나 충청남도 한산으로 가보겠습니다.

그곳에서 만날 술은 안동소주와는 분위기가 꽤 다릅니다.

맑고 강한 소주 대신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술에는 아주 재미있는 별명이 하나 붙어 있습니다.

앉은뱅이 술.

술이 너무 맛있어서 한 잔, 두 잔 마시다 보면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힘들어진다는 뜻입니다.

도대체 얼마나 맛있었길래 이런 이름까지 붙었을까요?

다음에는 그 술을 만나러 가보겠습니다.


🍶 다음 여행지

「앉은뱅이 술이라 불린 이유, 한산소곡주 이야기」

안동의 진한 소주를 뒤로하고,
이번에는 한산에서 조금 부드러운 술 한 잔을 만나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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